펠리체 씨에게.
안녕하세요 펠리체 씨.
귀한 시간 써주셔서 고맙네요! 하지만 눈물까지 흘리기엔 얼굴에 주름질 테니 안 흘렸어요.
글자에 닿으면 번지기도 할 거고, 찢어질 수도 있으니까요~ 정말 센스 있지 않나요? 하하.
어라, 그런 문장은 안 적었던 걸로 기억하는데.
절 어떻게 보는 거예요~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아니랍니다.
편지를 써내려가기엔 주변에 당신을 떠올릴 만한 게 없었거든요. 화제는 있어야 좋잖아요?
그리고, 제가 도박판에 서성이지 않는 이상은 하루종일 당신을 생각할 수도 없잖아요.
전 일편단심이 아니라서 아쉽게도 그 기분을 책임지지 못하고요!
한 번쯤은 궁금해하는 게 예의 아니겠어요?
하하, 감히! (따라하기라도 한 듯, 꾹꾹 눌러썼다.)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죠. 도박에 손을 뗀 걸 본 적이 있어야지!
황실이라… 그러고보니 가야하는데 말이죠. 가업을 물려받은 건 맞지만, 멀지 않아 이 일도 마무리하게 생겼으니 곧 얼굴을 비추게 될 거라 봐요.
맞아. 팔찌도 무사히 도착했답니다. 펠리체 씨가 직접 만든 건가요?
눈이랍시고 박아넣은 에메랄드가 정말 시선을 강탈하네요. 해괴하달까…
여튼, 하나같이 절 닮은 보석들이라 예쁘네요. 고마워요!
참, 이젠 학장님의 연설도 못 듣는데 초심을 어떻게 찾아요! 게다가 놀랍게도 초심을 잃지 않았답니다.
동정은 고맙지만~ 지금도 완전 초롱초롱하니 조만간 보여주러 갈게요. 딱 기다리세요!
- 펜체스터 올림.
p.s 저도 뭐 하나 준비해서 보내봐요.
머리끈 겸 팔찌입니다. 클레멘티우스의 상징이 금장미라면서요?
참고로, 진짜 금이 아니라 금박지예요. 제 정성을 버린다면 원망할 거예요!
